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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 일곱째날(2월 25일) 묵상글 | 운영자 | 2026-0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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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요, 그대 아들은 삽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내려가는 길에서 종들이 오다가 만나서 아이가 살아 있다 하거늘 -요한복음 4:50-51 오래전 미국 동부의 한 항구에서 태풍이 몰아치던 밤,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들은 "풍랑을 잠잠케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지만 바람은 오히려 더 거세졌고, 급기야 오두막에 불까지 났습니다. 그런데 그 불빛이 밤바다를 떠도는 배들에게 뜻밖의 등대가 되어, 남편들은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기도는 우리가 바라던 방식으로는 응답되지 않아도, 더 깊은 뜻으로는 응답됩니다.
요한복음은 믿음의 지형을 세 갈래로 펼쳐 보여줍니다. 나사렛 사람들처럼 '안다'고 하면서도 스쳐 지나가는 피상의 신앙, 가나 사람들처럼 기적이 있어야만 고개를 끄덕이는 표적의 신앙, 그리고 가버나움 왕의 신하처럼 절박함 속에서 표적의 강을 건너 말씀 위에 서는 신앙입니다. 아들이 죽음의 문턱에 닿자 그는 80리 길을 헤쳐 갈릴리 가나에 이르러 간청합니다.
키릴루스는 이 대목을 이렇게 밝힙니다. "그는 참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다 이해하지 못했으나, 주님의 말슴을 믿고 따라갔고, 그 믿음을 주님이 도우셨다." 보는 것에서 시작된 믿음이 이해보다 앞선 신뢰로 자라납니다. 표적을 구하던 발걸음이 이제 말씀을 품고 돌아가는 순종의 행군이 됩니다.
<중략>
사순절은 건너감을 배우는 때입니다. 기적을 보아야만 믿는 자리에서, 말씀 하나만 의지하며 걷는 자리로! 눈앞의 빵만 내려다보던 시선에서, 눈을 들어 희어진 밭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오늘 우리도 이렇게 기도할까요? "주여, 말씀만 하옵소서. 그 말씀을 믿고 가겠나이다." 그러면 우리 앞에 놓은 밤바다에도 뜻밖의 불빛이 켜질지 모르겠습니다.
<기도하기> 주님, 표적을 구하던 마음에서 말씀 하나를 붙드는 믿음으로 건너가게 하소서. 오시지 않아도 말씀으로 살리시는 주님을 신뢰하며, 더딘 응답 속에서도 "말슴만 하옵소서." 고백하며 걷게 하소서. 손은 비어도 마음에는 약속을 품게 하시고, 오늘의 걸음이 가정과 공동체를 살리는 순종의 길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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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성우경 2026.2.24 15:30
주님께서 진실로 원하시는 그 믿음을 소유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