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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 여섯째날(2월 24일) 묵상글 | 운영자 | 2026-0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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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이 물을 주세요>
"여자가 이르되 주여 그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 -요 4:15
사순절은 우리의 갈증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세상의 포도주가 떨어지고 인생의 잔이 바닥나 무엇으로도 목마름이 가시지 않는 실존의 자리를 정지갛게 바라보는 때입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가 우리를 불러 세웁니다. 그녀는 정오, 가장 뜨거운 시간에 우물로 향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홀로 물동이를 이고 걷는 길은 가장 깊은 고독과 수치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곳에 주님이 이미 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사마리아로 통행하여야 하겠는지라."라는 말씀은 그저 지리적 선택이 아니라, 한 영혼을 향한 신적 필연이자, 목마른 이를 찾아오시는 사랑의 절박함이었습니다.
지쳐 우물가에 앉으신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물을 좀 달라." 그 청하심은 단순한 부탁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를 향한 길 위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목마름이었습니다. 인간의 갈증은 세상의 것으로 채워지지 않지만, 하나님의 갈증은 오직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만 드러납니다. 십자가 위에서 "내가 목마르다"(요 19:28) 하신 그 주님, 그 목마름은 잃어버린 우리를 찾으시는 하나님의 뜨거운 갈망이었습니다.
<중략>
정오의 태양이 정수리에 떠 그림자가 사라지는 때, 숨을 곳이 없는 바로 그 순간이 오히려 하나님이 가장 가까이 찾아오시는 시간입니다. 십자가의 그늘 아래에서 주님의 눈물이 내 눈물을 씻어 주십니다. 주님은 지금도 말씀하십니다. "내게 물을 달라. 네 마음을 달라." 주님이 찾으시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금쪽같은 한 영혼입니다.
<기도하기> "주님, 성령의 은총인 이 물은 참으로 신선합니다. 누가 이 샘을 내 가슴에 주셔서 내 안에서 솟아오르게 하실까요?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샘물이 나를 타고 흐르고, 우리를 타고 멀리멀리 나아가게 하소서. 내가 어찌 이 샘물이 흘러나감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암브로시우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기도하기>
주님, 실패의 감옥과 성공의 감옥에서 저를 건지소서. 성령의 바람으로 저를 새롭게 하시고, 십자가를 바라보는 믿음을 주소서. 땅이 흔들릴 때에도 하늘의 영광을 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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