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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스물 여섯 번째날(4월 3일) 묵상글 운영자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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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

 

누가 약하면 내가 약하지 아니하며 누가 실족하게 되면 내가 애타지 아니하더나

 

-고린도후서 1129-

 

 

 “솔직히 참사 현장을 다시는 안 보고 싶었거든요, 너무 아프고 11년 전 그때 생각도 나고.. 그런데 또 그때를 생각해보면 와봐야 할 것 같아서 힘내소 왔는데 역시 힘드네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무안공항을 방문한 세월호 유가족 중 한 분이 한 말입니다. 힘든 걸음이었지만 11년 전에도 자신들을 버티게 해준 건 이름 모를 시민들의 위로였다면서 분향소로 달려 왔습니다. 또 한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시다면 밤새도록 이야기하셔도 들어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언제든지 마음 놓고 실컷 우셨으면..“

 

 김환영의 <울 곳>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예배당 간다/근데 왜 울면서 가요?/울려고 간다/왜 예배당 가서 울어요?/울 데가 없다

 

 이 세상에 어디엔가 울 수 있는 공간이 한 군데라도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우리가 흔히 고백하는 대로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없는 집은 집이 아닙니다. 엄마가 오면 아이는 평안을 느낍니다. 힘든 일이 있었다면 참았다가 그제야 울음을 터뜨립니다. 집을 만드는 것은 사람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사람들이라면, 그 사람들의 첫 번재 임무는 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 오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겁니다.”, “예수님만 믿으면 사업도 잘 되고, 병에 걸려도 낫고, 만사형통할 것입니다.” 라고 자랑하는 교회가 있다면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나를 믿으면 평생 울 일 없을 거야.” 하는 약속은 예수님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을 사는 동안 슬픔의 현실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울어주셨고, 모든 약함과 슬픔을 담당하셨습니다. 성령님은 우리가 아플 때 함께 탄식하십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교회는 웃을 일만 있는 교회가 아니라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입니다.

 

 사도 바울은 누군가 약한 사람이 있으면 자신도 함께 아파했다고 고백합니다. 서른 아홉 대나 되는 매를 맞고, 돌에 맞아 죽음 직전까지 간 경험까지 말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아픈 일은 성도들의 약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라고 했습니다. 바울에게도 가장 중요한 사역은 함께 아파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배고픈 이들을 다 먹일 수 없고, 불의하게 억압받는 이들을 일거에 해방시켜 줄 수도 없습니다. 다만 그 무력한 순간에 함께 울어줄 수는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돌봄과 회복을 향한 40일의 여정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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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성우경 2025.4.2 15:44

    함께 즐거워하며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마음의 크기가 커지는 우리의 삶 되게 하시고, 우리의 교회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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