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사순절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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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셋째날(2월 20일) 묵상글 운영자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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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포도주를 아직까지 간직해두었군요!>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요 2:10)"

 

 제자들을 부르신 지 사흘째 되던 날, 예수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 가셨습니다. 나사렛 이웃 마을의 소박한 잔치, 가족과 이웃이 함께 웃고 노래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포도주가 바닥났습니다. 웃음과 노랫소리는 계속되었지만, 기쁨의 심지는 더는 타오르지 못했습니다. 절정이 서서히 꺼져가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삶도 그렇습니다. 넘치던 기쁨이 어느 날 바닥을 드러냅니다. 사랑이라 믿던 관계는 식어가고, 의지하던 건강은 흔들리며, 붙들던 명예와 인정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흩어지듯 흘러내립니다. 그때 우리는 빈 항아리처럼 서 있습니다. 형제만 남고 속은 빈 채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그 자리에서 마리아는 그저 한마디를 건넵니다. "아들아, 포도주가 동이 났구나." 꾸밈도 숨김도 없는, 마치 신뢰의 기도 같은 한마디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응답은 차갑게 들릴 만큼 낯섭니다. "여자여,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간절한 기도가 외면당한 듯 고요만 길어지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순간입니다.

 

-중  략-

 

 사순절은 새 잔치로 들어가는 문턱입니다. 세상의 잔치가 끝난 듯 보일 때, 주님이 마련하신 잔치는 비로소 열립니다. 우리의 빈 항아리 같은 삶에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아직 다 맛보지 못한 기쁨, 십자가 너머에 준비된 영원한 생명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람의 잔치는 끝나고 나면 계산과 정리만 남고 사람들은 저마다 신발을 찾아 흩어집니다. 그러나 사순절의 믿음은 고백합니다. 잔치는 끝난 것이 아니라, 주님이 오시는 바로 그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는 사실을. 십자가의 어둠이 잔치의 끝처럼 보였으나, 부활의 새벽은 '지금까지 두신 가장 좋은 포도주'가 흘러넘치는 때였습니다. 그분의 잔치는 마르지 않고, 마침내 우리를 살리는 기쁨이 됩니다.

 

<기도하기>

 주님, 제 인생의 포도주가 이미 다 한 줄 알았습니다. 빈 항아리에 물을 채워 가장 좋은 포도주로 바꾸신 주님, 제 삶도 새롭게 빚어주소서. 끝난 듯 보이던 날들을 주님 안에서 다시 열어주시고, 주님이 주시는 새 포도주로 제 삶의 잔을 가득 채워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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