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절 서른 아홉번째날 (4월 3일) 묵상글
- 운영자 2026.4.3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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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옷자락
군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의 옷을 취하여 네 깃에 나눠 각각 한 깃씩 얻고 속옷도 취하니 이 속옷은 호지 아니하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라 군인들이 서로 말하되 이것을 찢지 말고 누가 얻나 제비 뽑자 하니 이는 성경에 그들이 내 옷을 나누고 내 옷을 제비 뽑나이다 한 것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요한복음 19:23-24>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않던 여인이 무리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 주님의 옷자락을 살짝 스쳤습니다. "그 옷에만 손을 대어도 낫겠다." 그녀에게 옷은 단순한 천이 아니었습니다. 감히 다가설 수 없는 거룩과 자신을 잇는 마지막 끈. 하늘로 뻗은 한 올의 사다리였습니다. 마치 부스러기에도 은총을 담아 내리시는 하나님처럼 주님은 옷자락을 통해서도 생명을 흘려보내십니다. 스침 하나는 기적이 되고,. 옷자락 한 올은 전부를 건지는 통로가 됩니다. 그 옷자락은 그녀가 절망 끝에서 열어젖힌 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십자가 아래에서 그 옷은 전혀 다른 손에 쥐어집니다. 로마 군병들은 겉옷을 나누어 갖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속옷은 찢지 않으려고 제비를 뽑습니다. 그러나 옷을 차지 한 그들이 생명을 얻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옷이었으되 한 여인은 구원을 입었고, 군병들은 허무만 움켜쥐었습니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기적의 가장자리를 스칠 뿐, 기적의 주인을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중략.
성금요일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붙들겠는가? 옷인가 옷 입으신 분인가?" 사람들은 '부드러운 옷을 입고 화려한 옷을 걸치며 왕궁에서 사치하게 지내는 자들(눅 7:25)을 붙들지만, 십자가는 우리를 부끄러움의 끝자락까지 데려갑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주님은 우리에게 의의 겉옷을 입히십니다.(사 61:10) 버려진 천 같던 세마포가 영광의 표징이 되었듯 우리의 상처와 허물도. 그분의 은총 안에서 새로워져 빛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옷이 아니라 주님을 붙듭니다. 제비 뽑는 손이 아니라 못 자국 난 손을 붙들고, 전리품이 아닌 자기 비움의 길을 바라봅니다. '그가 가난하게 되심으로 우리가 부요하게'(고후 8:9) 된 이 신비 앞에 머리 숙입니다.
PRAYER 주님, 표징을 붙들다 정작 주님을 놓친 적이 자주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십자가에서 벗기심을 당하신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새 옷을 입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사순절 묵상집(내게 주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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