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절 서른째날(3월 24일) 묵상글
- 운영자 2026.3.23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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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말로 그대들에게 진실을 말합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 -요한복음 16장 7-8절
사람은 마음에 가득한 것을 말합니다. 뿌리가 열매로 드러나듯, 말은 마음의 거울이지요. 그 앞에서 주님은 선언하십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허상의 그림자에 매달리기 쉬운 우리에게 주님은 눈앞의 형편을 넘어서는 참된 실상을 비추어 주십니다.
우리는 사랑과 진리를 말하면서도 사랑의 허상과 자기 환상에 자주 속습니다. 눈은 떠 있으나 마음의 시력은 끊임없이 착시에 흔들립니다. 그래서 죄와 의와 심판조차 내 기준으로 재단해버립니다. 그러나 주님은 약속하십니다. "보혜사 성령이 오셔서 그 착시를 깨뜨리시고,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그리고 너희 자신을-드러내어 책망하시므로, 비로소 실상을 보게 하시리라."
먼저 주님은 죄의 실상을 드러내십니다. "죄란 곧 나를 믿지 아니함이라." 과녁 한가운데를 벗어난 화살은 9점이든 8점이든 결국 중심을 놓친 것이듯, 인생도 중심을 잃으면 어떠한 성취도 의미를 잃습니다. 우리의 화살은 자주 엇나가지만, 주님은 그 빗나간 화살을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허공에 흩어진 줄 알았던 화살을 붙들어 다시 시위에 얹으시고, 참된 과녁이신 자신을 향해 곧게 돌려세우십니다.
<중략>
사순절은 허상에 취한 우리를 깨우는 계절입니다. 성령께서 죄로 빗나간 화살을 바로잡고, 주님의 의를 향해 흔들린 시선을 고정하며, 심판을 재는 왜곡된 잣대를 교정하십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실패와 허무를 지나 묵묵히 기다릴 때 우리는 비로소 실상의 빛을 마주합니다. 주님은 허상으로 가득한 마음을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끝내 우리를 진실의 자리로 불러내십니다.
<기도하기>
주님, 허상에 매달린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빗나간 화살 같은 제 마음을 붙드셔서 보이지 않는 실상의 자리로 이끄소서. 죄와 의와 심판을 성령 안에서 바로 보게 하시고, 사순절의 고요한 기다림 속에서 참된 실상의 빛이신 주님께 이르도록 인도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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